오메가-7 불포화지방산 산화로 생성…40세 이후 검출량 증가
국제 연구 “고령층 체취가 청년층보다 덜 불쾌”…통념과 달라

중장년층에 접어들며 체취 변화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노인 냄새’로 불리는 이 현상은 단순한 위생 관리 부족이 아니라 노화에 따른 체내 지방산 산화 과정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방송인 백지연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40대 이후 체취 변화와 관리 필요성을 언급하며 관련 연구와 원인에 관심이 쏠렸다. 백 씨는 “40세가 넘으면 피부에서 특별한 성분이 분비돼 체취가 변한다”며 “의복·침구 관리와 철저한 위생 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특유의 체취는 주로 ‘2-노네날(2-nonenal·노넨알데하이드)’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된다. 2-노네날은 피부 표면의 오메가-7 불포화지방산과 지질 과산화물이 산화·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국제학술지 ‘피부연구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이 26~75세 참가자의 피부 표면 지방 성분과 체취 시료를 분석한 결과, 2-노네날은 40세 이상 참가자의 시료에서만 검출됐다. 연구진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피부 지질 속 오메가-7 불포화지방산 수치가 높아졌으며, 이에 비례해 2-노네날 검출량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령층의 체취가 젊은 연령대보다 더 자극적이거나 역하다는 인식은 실제 실험 결과와 배치된다. 2012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20~30대, 45~55대, 75~95세 참가자가 입은 의류 시료를 41명의 청년 평가자에게 무작위로 판정하게 한 결과, 고령층의 체취가 청·중년층보다 냄새 강도가 약하고 덜 불쾌하게 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노화에 따른 피부 지방산 산화 현상 자체를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냄새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피부와 접촉하는 환경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땀과 피지가 정체되기 쉬운 귀 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를 비누로 꼼꼼히 씻고 건조해야 한다. 피지가 흡수된 옷이나 침구류는 방치하지 않고 자주 세탁해야 하며 실내 환기도 중요하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통기성이 낮은 합성섬유보다 면, 실크 등 천연 섬유 의류 착용을 권고한다.
한편 체취의 급격한 변화가 질환의 징후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단맛을 띤 아세톤 향이 나면서 갈증과 잦은 소변, 복통 등이 동반될 경우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대사 이상일 수 있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